도배나 빌트인 에어컨 설치 등 집주인이 약속한 계약 전 수리 조건을 미이행했을 때를 대비해 계약서 특약에 구체적인 해결 기한과 위약 조건을 명시하는 방법

복덕빵 부동산 편집팀 부동산 일반 읽는 시간 약 9분

TL;DR

집을 볼 때 임대인이 "도배 새로 해주겠다", "에어컨 달아주겠다"라고 말한 것만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입주 당일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구두 약속은 강제력이 없고 나중에 입증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계약 전 합의한 수리 조건은 특약사항에 구체적인 범위, 완료 기한, 미이행 시 해결 방안(잔금 보류나 공제 등)을 명확히 적어두어야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 개념

계약 전 임대인이 제안하거나 합의한 수리 조건은 반드시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민법 제623조에 따라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지만, 새 도배나 에어컨 신규 설치는 이 법정 의무라기보다는 계약 체결 과정에서 오간 협의 조건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전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게 만드는 장치는 결국 계약서의 특약사항입니다. 안전한 계약을 위해 특약에 포함해야 할 요소는 대체로 다음 네 가지입니다.

  1. 수리 대상과 범위의 구체화: '도배'가 아니라 '실크 도배, 거실 및 안방 전체'처럼 구체적으로 씁니다.
  2. 이행 기한 설정: 보통 입주 전날 또는 잔금 지급일 전까지로 명시합니다.
  3. 이행 여부 확인 방식: 수리 완료 후 사진 전송이나 현장 확인 절차를 넣습니다.
  4. 미이행 시 조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잔금에서 수리비를 공제하거나 잔금 지급을 유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합니다.

이런 조건을 특약에 넣더라도 실제 분쟁 시 해석과 효력 판단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중요한 계약일수록 공인중개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의 확인을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단계별 실행 가이드

1단계: 협의 당시 상태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기

임장 단계에서 임대인이 수리를 약속한 부분의 현재 상태를 촬영해둡니다. 교체 대상인 낡은 벽지, 에어컨이 들어갈 벽면 위치 등을 여러 각도에서 찍고, 중개사나 임대인과 나눈 문자·카카오톡 대화에서 "도배와 에어컨 설치를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기록을 남겨둡니다.

2단계: 특약에 넣을 문구를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추상적인 단어 대신 브랜드, 규격, 색상, 범위를 명확히 적어야 나중에 "내가 말한 건 중고 창문형이었다", "도배는 안방만 해주기로 한 거였다" 같은 다른 해석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애매한 예: "입주 전 도배 및 에어컨 설치해주기로 함"
  • 구체적인 예: "임대인은 잔금일 전날까지 거실 및 안방 전체 도배(화이트 톤 실크 벽지)와 거실 벽걸이 에어컨(6평형 이상) 설치를 임대인 비용으로 완료하기로 한다."

3단계: 미이행 시 대응 조항 추가하기

임대인이 잔금일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임차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특약에 미리 적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리 완료와 잔금 지급을 동시이행 관계로 묶거나, 임차인이 먼저 수리한 뒤 비용을 잔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시 문구:
- "임대인이 위 수리 의무를 잔금일 전날까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차인은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잔금 중 일부(예: 300만 원)의 지급을 유보할 수 있다."
- "또는 임차인이 직접 업체에 의뢰해 수리·설치를 진행하고, 견적서 기준 실비용을 잔금에서 공제한 후 잔액만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임대인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런 조항의 구체적 법적 효력이나 해석은 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으니, 특약 문구는 계약 전 공인중개사와 함께 다듬는 것을 권합니다.

4단계: 잔금일 직전 이행 여부 현장 확인하기

잔금을 보내기 전, 반드시 집을 방문해 약속된 수리가 실제로 끝났는지 눈으로 확인합니다. 도배가 뜨거나 찢어진 곳은 없는지, 에어컨은 정상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현장 확인 전에는 잔금 전액을 송금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미비한 점이 있다면 즉시 임대인, 중개사와 소통하고 특약에 적힌 대로 잔금 보류 등의 권리를 행사합니다.

비교/체크리스트

항목 애매한 특약 안전한 특약
도배 수리 입주 전 도배를 새로 해준다 임대인은 잔금일 전까지 안방 및 거실 전체 도배(화이트 색상 합지 벽지)를 임대인 비용으로 시공한다
에어컨 설치 거실에 에어컨을 설치해준다 임대인은 잔금일 전까지 거실에 벽걸이 에어컨(신제품, 에너지효율 3등급 이상)을 임대인 비용으로 설치 완료한다
미이행 시 대처 언급 없음 잔금일까지 설치가 완료되지 않으면 임차인은 수리 비용 상당액(예: 200만 원)을 잔금에서 공제하거나, 이행 완료 시까지 잔금 지급을 유보할 수 있다
청소 조건 입주 청소를 해준다 임대인은 입주 전까지 전문 청소업체를 통해 입주 청소를 완료하고 영수증을 임차인에게 제시한다

실무 사례 또는 예시

20대 후반 직장인 김수현 씨(가명)는 오피스텔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방을 보러 갔을 때 도배는 색이 바래 있었고 에어컨도 없었습니다. 임대인은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입주 전까지 도배도 실크로 새로 하고, 벽걸이 에어컨도 달아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습니다.

수현 씨는 계약서 작성 당일 임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특약사항에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특약사항] 임대인은 임차인의 입주 전일까지 거실 및 방 전체 도배(연한 회색 실크 벽지)와 안방 에어컨(벽걸이형 신형) 설치를 완료하고 임차인에게 사진으로 전달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차인은 잔금 중 300만 원의 지급을 수리 완료 시까지 보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입주 지연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잔금일 3일 전, 임대인은 도배만 마치고 에어컨 설치는 미루고 있었습니다. 수현 씨는 특약 사항을 다시 언급하며 "설치 확인 전까지는 잔금 중 300만 원을 제외하고 입금하겠다"고 알렸고, 임대인은 잔금일 오전 급하게 업체를 불러 설치를 마쳤습니다. 이후 수현 씨는 정상적으로 잔금을 치르고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는 개별 사례이며, 실제 대응 방식은 계약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임대인이 잔금일까지 수리를 안 해줬는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도배나 에어컨 설치 같은 약속은 계약의 주된 채무가 아니라 부수적 채무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수적 채무 불이행만으로는 계약 전체를 즉시 해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특약에 "수리 미이행 시 계약을 해제하고 임대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한다"는 문구를 명시했다면 약정해제권을 근거로 해제를 시도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문구가 없다면 잔금 지급 유보나 손해배상 청구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판단은 변호사 등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수리를 제때 안 해주면 잔금 중 일부를 집주인 동의 없이 안 주고 들어가도 되나요?

계약서 특약에 "미이행 시 잔금 지급을 유보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합의가 없다면, 임대인 동의 없이 임의로 잔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임차인의 잔금 지급 의무 위반(이행지체)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지급을 유보할 수 있다" 또는 "직접 시공 후 잔금에서 공제한다"는 조건을 특약에 미리 넣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계약서에 "도배해주기로 함"이라고만 애매하게 적었는데 이미 잔금을 치렀습니다. 지금이라도 강제할 방법이 있나요?

이미 잔금을 전액 지급하고 입주했다면 협상력이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 경우 임대인에게 "계약서상 도배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으니 언제까지 완료해줄 것인지 문자로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계속 미룬다면 직접 도배 후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문자나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남기고, 소액사건심판과 같은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므로, 잔금을 치르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용어 설명

  • 특약사항: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의 기본 조항 외에 계약 당사자 간 특별한 합의나 조건을 추가로 기재하는 항목입니다. 기본 법령보다 당사자 간 합의가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중요합니다.
  • 동시이행: 쌍무계약에서 상대방이 채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여기서는 집주인의 수리 완료와 세입자의 잔금 지급을 연계하는 것을 뜻합니다.
  • 대위변제: 채무자(임대인)를 대신해 채권자(임차인)가 제3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채무를 해결한 뒤, 그 비용을 채무자에게 청구하거나 공제하는 실무적 표현입니다.

마무리

부동산 계약에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가장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용이 들어가는 수리나 옵션 설치 약속은 계약서에 명시되기 전까지는 개인의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첫 계약이라도 요구사항을 명확히 말하는 것을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임대인이 정말로 약속을 지킬 생각이라면 특약에 구체적인 내용을 적는 것을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도배, 에어컨, 싱크대 교체 등 합의된 조건이 기한과 미이행 시 대응 방안까지 담겨 꼼꼼히 기록되었는지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한 거래의 출발점이 됩니다. 특약 문구나 법적 효력 판단이 애매하다면 계약 전 공인중개사, 필요시 변호사의 확인을 받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