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 기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보증금을 줄이는 계약을 할 때, 기존 임대차 계약서는 절대로 버리거나 폐기하면 안 됩니다. 기존 보증금의 순위(우선변제권)를 지키기 위한 핵심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 계약서 작성 전에 등기부등본(등기사항전부증명서) 을구를 열람해, 처음 입주할 때는 없었던 새로운 채무(근저당권 등)가 생겼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새 계약서에는 기존 계약의 동일성을 유지한 채 조건만 변경한다는 '연장 및 조건 변경 합의 특약'을 명시하고, 줄어든 보증금에 대해 새로 확정일자를 받아 기존 계약서와 함께 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핵심 개념
기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것은 법적으로 임대차 보증금 감액 및 월차임 추가 계약에 해당합니다. 이때 임차인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이미 확보해 둔 대항력(집주인이 바뀌어도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권리)과 우선변제권(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먼저 돌려받는 권리)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기존 계약서 보존이 필요한 이유
보증금이 줄고 월세가 붙는 새 계약서를 쓰면 기존 계약서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존 계약서를 없애면 최초 입주 시점에 취득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기준일을 증명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보증금이 2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줄었더라도, 그 5천만 원에 대해 원래의 1순위 지위를 지키려면 확정일자가 찍힌 최초 계약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등기부등본 을구 확인의 중요성
처음 전세로 들어올 때 등기부등본이 깨끗했더라도, 거주 중에 집주인이 해당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에서 재계약서를 완전히 신규 계약 형태로 작성하면, 내 보증금의 순위가 그 대출보다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계약의 연장선이라는 점이 드러나도록 서류를 정리해야 안전합니다.
단계별 실행 가이드
1단계: 등기부등본 열람 및 선순위 권리 확인
계약서 작성 당일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해당 주택의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을구를 확인합니다. 최초 입주 이후 새로 설정된 근저당권, 압류, 가압류 등이 있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대출이 확인됐다면 기존 권리를 승계한다는 특약을 더 명확히 작성해야 합니다.
2단계: 감액분 보증금 반환과 이체일 조율
줄어드는 보증금 차액(예: 2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감액 시 1억 5천만 원 반환)을 돌려받는 날짜와 새 계약서 작성일을 일치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집주인이 "새 계약서에 먼저 서명해 주면 다음 날 돈을 보내주겠다"고 제안하더라도, 감액된 보증금이 계좌에 완전히 입금되는 것과 동시에 새 계약서에 서명·날인하는 동시이행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단계: 계약서 작성 및 조건 변경 특약 명시
계약서는 완전히 새로 쓰는 형식보다 기존 계약의 연장선임이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존 계약서 여백에 변경 내용을 적고 서명날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별도 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특약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본 계약은 20XX년 X월 X일자 최초 임대차 계약(보증금 O억 원)의 기간 연장 및 조건 변경(보증금 감액과 월세 전환)에 따른 합의 계약이다. 임차인은 기존 계약에 기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그대로 유지하며, 임대인은 기존 보증금 중 감액분인 [금액]을 계약 당일 임차인 계좌로 반환한다."
4단계: 주택임대차 신고 및 확정일자 부여
보증금이 감액되더라도 새로 작성한 계약서에 대해 주택임대차 신고(전월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신고를 마치면 확정일자가 함께 부여됩니다. 다만 새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고 기존 계약서를 파기해서는 안 되며, 기존 계약서와 새 계약서를 함께 묶어 보관해야 합니다.
비교/체크리스트
계약서 보관 방식 비교
| 구분 | 기존 계약서 파기 후 새 계약서만 보관 | 기존 계약서와 변경 계약서 함께 보관 |
|---|---|---|
| 우선변제권 기준일 | 새 계약서의 확정일자 시점(중간 대출보다 후순위로 밀릴 위험) | 최초 입주 시점의 순위 유지(감액된 보증금 범위 내) |
| 법적 보호 수준 | 거주 중 발생한 근저당권 등에 밀려 보증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음 | 경매 등 비상 상황에서 최초 순위대로 우선 배당 가능성 유지 |
| 권장 여부 | 위험할 수 있음 | 권장 |
계약 당일 체크리스트
- [ ] 계약 당일 발행된 등기부등본 을구에 새로운 대출이나 가압류가 없는지 확인했는가
- [ ] 돌려받을 보증금 차액이 계좌로 정확히 입금되었는가
- [ ] 새 계약서 특약에 '기존 계약의 조건 변경 및 연장'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었는가
- [ ] 기존 계약서를 버리지 않고 새 계약서와 함께 보관했는가
- [ ] 새 계약서에 대해 주택임대차 신고(확정일자)를 마쳤는가
실무 사례 또는 예시
임차인 A씨는 2년 전 보증금 3억 원에 전세로 입주했습니다. 만기를 앞두고 임대인 B씨가 보증금을 1억 원으로 낮추고 월세 80만 원을 받는 반전세로 전환하자고 제안했고, A씨는 이에 동의했습니다.
A씨는 계약서 작성 당일 아침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확인한 결과, 최초 입주 당시에는 없었던 근저당권 1억 5천만 원이 중간에 설정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만약 기존 계약서를 버리고 보증금 1억 원짜리 신규 계약서만 새로 작성했다면, A씨의 보증금은 해당 근저당권보다 후순위가 되어 경매 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에 A씨는 기존 3억 원짜리 계약서를 그대로 보관한 상태에서, 새 계약서 특약에 "본 계약은 기존 계약의 보증금 감액(3억 원→1억 원) 및 월세 전환에 따른 변경 계약이며,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승계한다"는 문구를 명시했습니다. 잔금일에 2억 원을 반환받으면서 동시에 새 계약서에 서명했고, 두 계약서를 함께 보관해 기존 순위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이 사례는 일반적인 절차를 보여주는 예시일 뿐이며, 개별 권리관계는 등기부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진행 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보증금이 줄어들었는데도 새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하나요?
받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감액된 보증금에 대한 변경 조건의 효력을 명확히 하고 임대차 신고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새 계약서에도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기존 계약서에 있는 최초 확정일자가 권리의 기준점이 되므로, 기존 계약서는 반드시 함께 보관해야 합니다.
Q2. 기존 계약서 여백에 직접 수정하고 서명만 해도 되나요?
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여백이나 뒷면에 변경 내용을 적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각 서명·날인하면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간이 부족하거나 기재 내용이 불명확해 분쟁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별도의 변경 계약서를 작성해 기존 계약서와 나란히 보관하는 방식이 실무적으로 더 안전합니다.
Q3. 전세에서 월세로 바꿀 때 월세 금액이 적정한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된 전월세전환율을 기준으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법상 상한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 2.0%'와 '연 10%' 중 낮은 비율입니다. 정확한 계산은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렌트홈 홈페이지의 임대료 계산기를 활용해 직접 조회해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Q4. 보증금이 감액되는 재계약도 주택임대차 신고를 해야 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보증금이 6천만 원을 초과하거나 월세가 3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금액의 증감과 관계없이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주민센터 또는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을 통해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를 누락하거나 거짓 신고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용어 설명
- 대항력: 이미 취득한 임차권을 제3자(새로운 집주인 등)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치면 그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 우선변제권: 임차 주택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 대금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대항력을 갖추고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취득합니다.
- 전월세전환율: 전세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에 산정 기준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 동시이행: 계약 당사자 쌍방이 각자의 의무를 동시에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여기서는 집주인의 감액 보증금 반환과 세입자의 변경 계약서 서명·교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함을 뜻합니다.
마무리
기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할 때 핵심은 과거에 확보한 권리 순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증금만 낮추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중간에 새로운 채무가 생기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새 계약서 특약에 기존 계약의 승계임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최초에 작성했던 전세 계약서는 폐기하지 않고 계속 보관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등기부에 복잡한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얽혀 있어 권리관계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계약서 날인 전에 공인중개사나 법률 전문가의 확인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